18살이나 연상인 남편과 부부관계 없이 살아가는 미모의 부인 줄리(로미 슈나이더) 줄리의 남편 루이(로드 스타이거)는 술독에 빠져 살아가는 무기력한 중년이지만 엄청난 재산을 가진 부자이다. 줄리에게 빠져든 이웃 청년 제프는 줄리와 짜고 루이를 없애고 그의 재산을 차지할 음모를 꾸민다. 음모는 곧 실행되고, 루이는 살해당하고 실종처리 된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해될 줄 알았던 이 범죄 극은 곳곳에서 줄리가 의심을 받을 만한 증거가 발견되고 경찰은 포위망을 좁혀오는데 제프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루이가 실종되기 전에 그의 재산 전액을 인출한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범죄 혐의를 쓰고 빈털터리가 될 위기에 놓인 줄리, 하지만 이어서 드러나는 놀라운 반전.
흥미로운 스토리의 범죄영화인 더러운 손은 무엇보다 로미 슈나이더의 매력이 영화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관능적이면서도 사악한 욕망을 보여주는 그녀는 악녀적 이미지 외에 남자의 동정을 쉽게 자아낼 듯한 사연 깊은 눈망울로 스크린 속의 남자들을 유혹한다. 마치 로렌 바콜과 밀라 요보비치를 합성한 듯한, 고전적 분위기와 현대적 세련미를 함께 지닌 외모로 범죄물에 썩 어울리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러운 손'은 누벨바그의 거장 끌로드 샤브롤 감독이 프랑스의 1급 여배우인 로미 슈나이더와 헐리웃의 개성파 연기자인 로드 스타이거를 출연시켜서 완성한 범죄 스릴러물입니다.
까이에 뒤 시네마의 열혈 청년들로 이루어진 누벨바그 기수들 중에서 가장 먼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끌로드 샤브롤은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가장 절정기를 누린 감독으로 그 시기에 만들어진 '암사슴' '야수의 최후' '도살자' 등의 작품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누벨바그의 감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그 역시 '다작연출가'답게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였고, 90년대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여 '초콜렛 고마워'나 '악의 꽃'같은 후기 작품들이 우리나라에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더러운 손은 1975년 작품으로 끌르도 샤브롤 본인의 원작소설을 직접 감독한 작품으로 로미 슈나이더의 30대 중반의 관능미와 매력이 눈부셨던 작품입니다. 이미 50년대부터 '씨씨 3부작'과 '사랑은 오직 한길'등의 영화로 일찌감치 명성을 얻은 로미슈나이더는 70년대 들어서도 놀라울 정도로 세련된 매력을 보여주며 더욱 완숙해진 미모와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과감한 전라연기까지 보이며 사악한 팜므 파탈을 연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