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 지근한 텍사스의 작은 마을에 핸섬한 외모의 사나이가 나타난다. 그는 이곳을 새로운 정착지로 정한 해리 매독스(돈 존슨 분)란 인물로 중고차 세일즈맨으로 취직해 끊임없이 추파를 던져오는 사장의 젊은 부인 돌리(버지니아 매드슨 분)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사이로 발전하지만, 한편으로 회계를 담당하는 글로리아(제니퍼 코넬리 분)의 청순한 아름다움에 끌리게 된다. 벌이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던 해리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마을을 이용, 은행을 털기로 결심한다. 마을 중심부의 건물에 불을 지르고 흔치 않은 대화재에 모두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이 유유히 범행을 저지르는 해리. 그러나 마을의 유일한 이방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보안관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으며 때를 기다린다. 도발적인 돌리의 집요한 유혹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 들면서도 왠지 모를 글로리아에 대한 연민이 다시 한번 해리를 범죄의 수렁 속으로 몰고 간다.



감독 소개
데니스 호퍼
1955년 영화 ‘이유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을 위협하는 고교 갱단의 한 명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뒤 ‘미국인 친구’(1977), ‘지옥의 묵시록’(1979), ‘블루벨벳’(1986) 등 115편에 이르는 영화에 출연했다.특히 스스로 각본을 쓰고 제작비를 마련해 주연까지 맡은 대표작 ‘이지 라이더’는 1960년대 히피족으로 상징되는 미국 젊은이들의 반항과 자아찾기 모습을 그려 호평을 얻었다.1969년 히피와 마약으로 얼룩진 거침없는 미국 젊은이들의 갈망을 로드무비 형식을 빌어 담아낸 〈이지라이더〉로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고 칸느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연기자뿐만이 아닌 제작자와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보였다. 1988년도 숀 펜 주연의 〈범죄와의 전쟁〉, 〈칼라〉 그리고 90년대에는 톰 베린저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체이서〉와 〈돈 존슨의 정오의 열정〉, 〈뒤로 가는 남과 여〉를 통해 감독으로서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그는 시인, 화가, 조각가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5차례 결혼했으며, 2010년 1월 아내 빅토리아로부터 포악한 행동을 일삼았다며 이혼 소송을 당하는 등 가정적으로 순탄치 못했다. 2009년 10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아 왔으며, 2010년 3월 말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행사에 참석한 것이 공식석상 마지막 모습이었다. 2010년 5월 29일, LA 인근 해변도시 베니스의 자택에서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립선암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