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출소한 프란츠 월시는 옛 애인 요안나에게 돌아가지만 그녀의 소유욕에 부담을 느끼고 마가레테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한편, 프란츠의 형 마리안은 프란츠가 다녀간 후, 조직의 명령에 불복했다는 이유로 귄터에게 피살당한다. 프란츠는 그 사실을 모른 채 귄터와 함께 슈퍼마켓을 습격하는데, 질투에 눈이 먼 요안나가 경찰에 밀고하는 바람에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게 된다. 데뷔작 <사랑은 죽음보다 차갑다>에 이어지는 두 번째 갱스터 영화. 단조로운 대사와 움직임이 없고 느린 롱테이크 등 파스빈더 초기의 형식적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초기 영화 중 가장 암울하고 염세적이란 평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렬한 감정과 정확한 현실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다.

- 하류인생들의 과거, 현재, 그리고 어둡기만 한 미래!!
거칠고 때론 자유분방하지만 그 속에는 상실과 고독과 절망이 깃들어 있다!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독일의 명장 파스빈더의 세 번째 장편극영화!
-<저주의 신들>은 삶의 허무를, 사회에 대한 잠재적 저항을,
현실에 대한 뿌리 깊은 절망을, 인간에 대한 불신 대변하고 있다.
- 젊은 파스빈더 만의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통한 긴장감의 연출!!
빛과 어둠의 적절한 대비로 파스빈더의 영상은 무척이나 강렬하다.
- 갱 영화의 형식을 빌어 목적 없고 소외된 전후 세대의 초상을 그린 독일 영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1974>를 연출했던 파스빈더 (Rainer Werner Fassbinder)의 세 번째 장편극영화로 비교적 초기작인 1970년도 작품이다. 당시 20대 중반의 파스빈더가 진단한 세계는 때로 거칠고 때로 자유분방하지만 그 속에 상실과 고독과 절망이 깃들어 있다. <저주의 신들>은 파스빈더가 소망하는 세계에 대한 모습의 투영이라기보다 그가 바라 본 현실의 지극히 개인적인 묘사에 가까웠다. 프란츠 발쉬 (Franz Walsch)는 출옥한 뒤 옛 애인이었던 요한나 (Hanna Schggulla)를 만나고 가족과 재회하고 새로운 애인 마가레테를 사귀기도 하지만 결코 웃는 표정을 짓지 않는다. 형의 주검을 목격한 후에도 냉정히 문을 나서고 돈이 필요하다며 슈퍼마켓을 털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결코 그에게서 낙관적인 미래의 희망을 찾을 길 없다. 도무지 현실이 제공하는 그 어떤 것도 그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듯하다. 그래서 파스빈더 자신이랄 수 있는 프란츠의 행동과 사유의 반경은 현실에 속해 보이지 않는다.
<저주의 신들>은 삶의 허무를, 사회에 대한 잠재적 저항을, 현실에 대한 뿌리 깊은 절망을, 인간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머금은 1960 년대 전후 세대의 자화상과 다름이 없었다. 어두운 1960 년대의 뒷골목에 대한 스케치임에도 파스빈더의 영상은 감각적이고 당대를 고스란히 화면에 옮겨 놓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여러 형식미는 그를 천재의 반열에 올려 놓기에 충분했다. 벽면 가득 금발 모델 혹은 마가레테 자신일 수도 있는 사진을 확대해서 붙여놓은 미장센이 유독 눈에 띄었다. 어쩌면 자신만의 세계가 가장 중요한 듯, 지극히 사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의 상징으로 보인다. 프란츠가 그의 대명사이기도 한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는 장면은 대상 (프란츠)을 화면의 가장자리에 배치한 파스빈더의 감각적 영상미를 잘 보여준다. 프란츠가 고릴라와 마가레테와 함께 차를 타고 전원으로 향하는 장면에서는 근접촬영에서 점점 화면이 멀어지며 항공촬영으로 바뀌는 장면전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심리표현을 위한 적절한 음향효과나 과감한 노출 씬, 프란츠와 고릴라의 얼굴에 대한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통한 긴장감의 연출, 빛과 어둠의 적절한 대비 등 파스빈더의 영상은 무척이나 강렬하다. 파스빈더는 이 작품에서 각본과 연출뿐 아니라 편집과 주연까지 도맡아서면서 그는 교묘히 자신의 신분을 숨겼다. 프란츠 발쉬는 <저주의 신들>에서 Plague(전염병)와 같은 존재로서 주인공의 이름이면서 편집자의 이름으로도 나온다. 프란츠 발쉬 역의 해리 바 (Harry Bar)는 곧 파스빈더 자신의 가명이다. 그 모든 역할을 파스빈더 자신이 담당했음에도 편집자의 이름을 달리 부르고 그 이름을 따서 주인공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주인공의 이름은 또 달리 부여했다. 이후의 작품에서도 주인공의 이름은 프란츠였는데, 파스빈더가 각기 다른 이름으로 스스로의 존재를 감추려 한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로서, 세계 영화사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인물임은 부인할 수 없겠다. 파스빈더의 작품은 결코 젊은 감독의 실험성으로 예단할 수 없는, 충분히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가지게 되었다.


[감독 및 배우소개]

▣ 감 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Rainer Werner Fassbinder) ▣
1946년 독일 바이에른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으며, 뒤에 학업을 중단하고 연극과 영화에 뛰어들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전위적인 연극활동을 해온 파스빈더는 1969년 <사랑은 죽음보다 차갑다>로 데뷔했다. '다작'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1982년 37세의 나이로 요절하기까지 미국의 존 포드보다 많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늘 다짐했었다. 1969년과 1970년에 걸쳐 일련의 대단히 독창적이고 난해한 실험적인 영화를 만든 후, 처음으로 그에게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해준 영화 <사계절의 상인>(1972)을 만들었다.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였던 그는 브레히트의 소외효과와 더글러스 서크의 할리우드 멜로드라마를 결합시킨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로 작가 반열에 올랐다. <사계절의 상인> 이후의 작품들에서 그는 현대사회를 비판하기 위해서 고전적 할리우드 멜러드라마의 형식과 양식을 수정한 것이다. 대표작인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1974)는 그러한 멜로드라마 기법으로 인종차별주의 유산이 남아 있는 독일사회를 비판했다. 13년 동안 무려 40편이 넘는 작품을 연출한 그는 뉴 저먼 시네마 감독 가운데서도 가장 논쟁적인 영화를 만들었다. 연극 연출, 텔레비전 영화, 라디오에 이르기까지 매체를 가리지 않았으며, 자기의 영화와 연극에 주연으로 직접 출연하면서도 연출 작업을 쉬지 않았다. 나치가 사라진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독일사회의 파시즘을 통렬하게 비판한 파스빈더의 영화는 베를린영화제가 출품을 거부할 정도로 신랄했다. <폭스와 그의 친구들>(1975),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1979), <릴리 마를렌>(1981), <베로니카 포스의 갈망>(1982)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이다. 여신처럼 숭배했던 로미 슈나이더가 사망한 2주일 후 파스 빈더는 수면제와 코카인 과용으로 사망했다.

1982 케렐 (Querelle)
1982 베로니카 포스의 갈망 (Sehnsucht der Veronika Voss, Die)
1981 롤라 (Lola)
1980 릴리 마를렌 (Lili Marleen)
1979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Die Ehe der Maria Braun)
제 3 세대 (Die Dritte Generation)
1978 13월인 어느 해에 (In einen Jahr mit 13 Monden)
독일의 가을 (Deutschland im Herbst )
1977 볼비저 (Bolwieser)
절망-양지로의 여행 (Despair-Eine Reise ins Licht)
1976 사탄의 음모 (Satansbraten)
사랑만이라도 해줘 (TV) (Ich will doch nur, daß ihr mich liebt)
중국식 룰렛 (Chinesisches Roulette)
1975 퀴스터 부인의 천국여행 (Mother Kusters Goes to Heaven)
1974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Fear Eats the Soul)
폭스와 그의 친구들 (Faustrecht der Freiheit)
1973 노라 헬머 (Nora Helmer)
1972 브레멘의 자유 (Bremer Freiheit)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 (Die Bitteren Tranen der Petra von Kant)
폰타네의 에피 브리스트 (Fontane- Effi Briest)
1971 성스러운 창녀를 주목하라 (Warnung vor Einer Heiliger Mutte)
사계절의 상인 (Der Handler der vier Jahreszeiten)
1970 미국인 병사 (Der Amerikanische Soldat)
1969 사랑은 죽음보다 차갑다 (Liebe ist kalter als der Tod)
왜 R씨는 미쳐 날뛰는가? (Warum lauft Herr R. Amok?)
카첼마허 (Katzelmacher)
저주의 신들 (Gotter der Pest)
사랑은 죽음보다 차갑다 (Liebe Ist Kalter Als Der Tod)

▣ 배 우 : 한나 쉬굴라 (Hanna Schygulla) ▣
2011 파우스트 (Faust)
2009 알리시아 버스타멘트 (Alicia Bustamente)
2007 천국의 가장자리 (Auf der anderen Seite)
2004 약속의 땅 (Ha Aretz Hamuvtachat)
2000 베크마이스터 하모니즈 (Werckmeister Harmoniak)
내겐 오직 파스빈더뿐 (Fur Mich Gab's Nur Noch Fassbinder)
1998 꿈속의 여인 (La Nina de tus ojos)
1996 레아 (Lea)
1992 사랑만 원하는 건 아냐 (Ich will nicht nur, daß ihr mich liebt)
바르샤바 (Warszawa)
1991 환생 (Dead Again)
1987 카사노바 (Casanova)
미스 아리조나 (Miss Arizona)
1983 아이 원트 유 (A Love in Germany)
1982 바렌느의 밤 (La Nuit De Varennes)
열정 (Godard's Passion)
1980 릴리 마를렌 (Lili Marleen)
1979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Die Ehe der Maria Braun)
1972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 (Die Bitteren Tranen der Petra von Kant)
1971 사계절의 상인 (Der Handler der vier Jahreszeiten)
성스러운 창녀를 주목하라 (Warnung vor Einer Heiliger Mutte)
1969 사랑은 죽음보다 차갑다 (Liebe ist kalter als der Tod)
저주의 신들 (Gotter der Pest)
카첼마허 (Katzelmacher)
왜 R씨는 미쳐 날뛰는가? (Warum lauft Herr R. Amok?)

▣ 배 우 : 해리 배어 (Harry Baer) ▣
2010 포스트카드 투 대디 (Postcard To Daddy)
1997 프로스트 (Frost)
1992 사랑만 원하는 건 아냐 (Ich will nicht nur, daß ihr mich liebt)
1980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 Alexanderplatz)
1979 제3세대 (Die Dritte Generation, The Third Generation)
1977 히틀러 (Hitler - ein Film aus Deutschland)
1976 천사들의 그림자 (Schatten Der Engel, Shadow Of Angels)
1975 폭스와 그의 친구들 (Faustrecht Der Freiheit, Fox And His Friends)
1972 오늘 밤 (Heute Nacht Oder Nie, Tonight Or Never)
사계절의 상인 (Der Handler Der Vier Jahreszeiten, The Merchant Of Four Seasons)
1971 화이티 (Whity)
1969 저주의 신들 (Gotter der Pest)
카젤마허 (Katzelmacher)
왜 R씨는 미쳐 날뛰는가? (Warum lauft Herr R. Amok? )

▣ 배우 : 잉그리트 카펜 (Ingrid Caven) ▣
2010 다니엘 슈미트 (Daniel Schmid - Le chat qui pense)
1995 싸일런트 나잇 (Stille Nacht)
1992 사랑만 원하는 건 아냐 (Ich will nicht nur, daß ihr mich liebt)
1981 루핑 (Looping)
1976 사탄의 음모 (Satansbraten)
1975 퀴스터 부인의 천국여행 (Mother Kusters Goes to Heaven)
1974 나의 작은 연인들 (Mes petites amoureuses)
1971 성스러운 창녀를 주목하라 (Warnung vor Einer Heiliger Mutte)
1970 미국인 병사 (Der Amerikanische Soldat)
1969 사랑은 죽음보다 차갑다 (Liebe Ist Kalter Als Der Tod)
저주의 신들 (Gotter der P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