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1928년 할리우드의 스튜디오에서 시작한다. 러시아 출신의 유명감독은 러시아 혁명을 소재로 하는 영화를 찍기 위해서 배우를 찾던 도중, 과거 제정 러시아의 핵심 인물이었던 대공 알렉산더 장군(에밀 제닝스)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다. 신경쇠약에 걸려 계속해서 몸을 떠는 그 노인의 시점을 통해서 영화는 1917년 러시아로 돌아간다. 그 당시 권력자로서 한가롭게 휴가를 즐기던 장군은 성난 군중들에 의해서 노예의 위치로 전락하고 심지어 사랑하는 여인에게서도 버림받게 된다. 그 사건의 결과로 장군은 그만 신경쇠약에 걸리게 되는데...


# 작품 해설
최후의 명령'은 러시아 혁명의 시발점을 다룬다. 영화는 1928년 할리우드의 영화촬영 스튜디오에서 시작된다. 러시아 출신의 유명 감독은 러시아 혁명을 표현한 영화를 찍기 위해 배우를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어떤 노인의 사진을 보고 멈칫한다. 그 노인은 과거 제정 러시아 권력의 핵심으로서 황제보다도 위대한 사람이라 불렸던 대공 알렉산더 장군(에밀 야닝스)이다. 시종일관 겁에 질린 듯 몸을 부들부들 떠는 그 노인의 시점을 통해 영화는 1917년 러시아의 시간대로 넘어간다. 1차 대전이 한창이며 혁명의 기운이 막 싹트던 시기. 전장의 긴박함과는 달리, 그곳에서 얼마간 떨어져 있는 장군은 화려한 귀족적 생활을 하며 혁명주의자였던 한 여성과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그들이 기차를 타고 가는 도중 에 혁명이 발발한다. 궐기한 민중들은 기차를 멈춰 세우고 장군과 장교들을 끌어내린다. 위대한 러시아의 지배자였던 장군은 순식간에 역적이 되고, 주변 장교들은 곧바로 총살당한다. 여기에서 스턴버그는 놀라운 군중 씬을 보여준다. 수많은 군중이 하나가 되는 거대한 흐름과 주연부터 엑스트라에 이르는 모든 배우들이 보여주는 광기어린 에너지의 물결은 실로 경이로울 지경이다. 순식간에 지배자에서 노예의 위치로 전락하고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심지어 사랑하는 여인에게 배반당했다고 여겨지는 순간, 장군의 몸과 얼굴은 부르르 떨리고 눈동자는 완전히 혼이 나간 듯 텅 비어버린다.
영화는 다시 1928년 할리우드의 스튜디오로 돌아온다. 이채로운 것은 러시아 황실의 권력을 등에 업고 군인들을 통솔하던 장군의 모습과, 영화 스튜디오에서 군인 역을 맡은 엑스트라들을 통솔하는 감독의 모습이 정확히 겹쳐진다는 점이다. 이제 러시아의 혁명주의자였던 사람은 절대적 권력을 가진 감독이 되어 있고, 위대한 장군이었던 사람은 보잘 것 없는 엑스트라가 되어 있다. 영화는 두 사람의 10여년만의 재회를 인상적인 숏-리버스 숏으로 표현한다. 촬영이 시작되자 장군은 정신착란 상태에 놓인다. 영화는 이 상태를 촬영장과 전쟁터의 이중인화 된 이미지를 통해 표현한다. "승리를 향해 전진, 러시아여 영원하라!"라는 최후의 명령과 함께 그는 심장을 붙잡고 쓰러진다. 그리고 죽어가는 몸으로 "우리가 승리했는지" 묻는다. 이 순간은 정말로 감동적이다. 추락할 대로 추락했지만, 알렉산더 장군은 진실로 고국을 사랑했던 위대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연기를 보여준 에밀 야닝스 또한 위대한 배우였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 (1929) 남우주연상 수상작!
* 표현주의 연기의 아버지, 당대 연기자의 스승 '에밀 야닝스' 주연!
* 표현주의 시대의 위대한 영화 시인 '조셉 폰 슈테른베르크' 감독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