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소개>

최하원 1937.8.19

1937년 생으로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68년에 <나무들 비탈에 서다>로 감독에 데뷔했다. 이후 그는 문예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1969년에는 황순원 원작의 <독짓는 늙은이>를, 1972년에는 김동리 원작의 <무녀도>를 연출했다. 그는 <독짓는 늙은이>에서 인생의 황혼기에 있는 늙은이의 허무와 애증을 극적으로 구성해내고 있다. <무녀도>에서는 무당인 모화(윤정희)가 제자인 낭(김창숙)과 기독교 신자가된 아들(신영일)에게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그는 소설과는 달리 모화라는 무당이 겪는 개인사적인 비극에 강조를 두었다. 즉 소설에서 보여지는 전통과 근대간의 갈등은 이 영화에서 그다지 분명하게 보여지지 않는다.

단지 모화의 내면에 젖어 있는 성에 대한 욕망이 이 영화에서는 더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그는 대체로 문예 영화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정서에 기초한 리얼리즘보다는, 내면적이고 개인적인 세계에 몰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1년에는 천주교가 한국에 들어 온지 150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초대받은 사람들>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1784년에서 1839년까지의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천주교인들이 종교적 수난을 겪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줄거리>

사음의 땅을 빌어 소작을 하는 국서의 장남 말똥은 사음에게 굽실거리는 국서의 태도가 영 못마땅하다. 둘째인 개똥은 서울로 팔려간 꽃순이를 그리워하며 개간사업에 힘을 쓰지만 동네와 집에서 따돌림을 받는다. 말똥과 결혼을 언약한 귀찬에게 사음이 첩으로 들어오길 강요하면서 국서에게는 빚을 갚으라고 위협을 한다. 국서의 마지막 재산인 소까지 팔아 말똥의 결혼을 성사시키려 하던 차에 개똥은 집안 몰래 개간사업을 위해 소를 밀매하다가 소동이 일어난다. 한편 서울에 간 꽃순이 미쳐서 돌아와 자살을 하고 소까지 빼앗긴 국서는 소를 되찾기 위해 사음을 찾아가 자해를 하여 소를 되찾으나 그는 결국 죽게된다. 귀찬과 말똥은 결혼을 하게 되고 개똥은 개간사업을 성공시켜 내일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