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0월 16일 백만명의 흑인들이 그들의 단결과 우정과 인생을 축하하는 대행진을 하고자 위싱턴 D.C에 모여든다. 이 영화는 이곳으로 가는 버스에서 생긴 일이다. 버스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탑승한다. 여행안내인 조지가 심판관. 흑인의 역사를 공부히는 늙은 학생 제레미아. 버스에는 법원 명령에 따라 한쪽 손목에 수갑을 찬 부자도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들은 이 상태로는 아무리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도 서로를 잃을 염려가 없다. 게이인 전직 해군이 애인과 버스에 오르지만 호모혐오증이 있는 배우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이외에도 사우스 센트럴로 발령을 받고 떠나는 비교적 밝은 피부의 경찰, 비디오 다큐멘터리를 찍는 UCLA학생, 검은옷과 나비 넥타이, 검은 안경을 착용한 채 여행 내내 한 마디도 안하는, 이슬람교도임이 분명한 남자 등이 이 버스의 동행객이다. 여행중 들려오는 대사는 철학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슬프기도하다가, 향수를 자아내는가 하면 때로는 매우 개인적이다. 호모커플을 향해선 이들을 혐오하는 승객들로부터 악의에 찬 시선이 쏟아진다. 편견엔 어떤 피부색 구분도 의미가 없다. 또 한 승객은 전에 갱의 일원이었음을 고백한다. 열세살 땐 한 남자를 한 줌 재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개과천선하여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돕는 사회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찰은 그에게 경고한다. "우리가 LA로 돌아가면 난 당신을 체포해야 할거야.".
 

1997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수정곰상:특별언급상 스파이크 리 수상!

95년 워싱턴 DC에서 흑인 인권운동의 일환으로 100만인 행진대회가 열렸는데,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워싱턴 DC를 향하는 20명의 흑인들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처럼 찍은 작품이다. 20명 흑인 중엔 동성애자, 경찰, 살인자도 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룰 것 같던 그들은 버스 안에서 서로 미워하고 혐오하고 밀시하는 시선을 교환한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흑인 내부의 적을 향한 외침의 영화로 평가하고 있다.

이 영화는 부유하고 영향력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15인으로부터 재정적 후원을 받아 제작된 저예산 독립영화다. 대니 글로버, 웨슬리 스나입스, 윌 스미스, O.J. 심슨의 변호사인 쟈니 코크란, 농구선수 찰스 스미스 등으로부터 각각 10~20만불을 기부받았으며 스파이크 리 자신도 자금을 출연해 총 240만 달러의 예산으로 제작되었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만큼 촬영기간도 단 3주일 밖에 소요되지 않았으며 영화는 기념비적인 행사였던 '백만인 행진'이 있던 날로부터 꼭 1년 후에 개봉되었다.

이슬람 국민연합의 지도자 루이스 패리칸이 주도한 '백만인 행진'을 소재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직면한 많은 문제들, 치료되어야 할 상처들, 종식되어야 할 균열을 설득력있게 드라마화했다. 이 영화는 하나의 정치적 목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흑인들이 서로의 차이점을 덮어 두고 자신들의 공동선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EBS 영화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