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뉴욕 우울한 일요일, 세발의 총성이 검은 하늘을 울렸다. 1930년대 대공황기의 뉴욕, 욕망과 피로 물든 비정한 도시에 템피오가 3형제가 한자리에 모였다. 첫째 레이(Ray: 크리스토퍼 월켄 분), 형제와 가족의 중심에 선 아버지와 같은 인물인 그는 마피아였던 아버지의 가르침인 복수에 대해 회의하지만 결코 배반하지는 못한다. 둘째 체츠(Chez: 크리스 펜 분), 그의 내면에는 혈관을 타고 흐르는 잠재된 폭력성이 끓어 넘친다. 그 위에서 피의 복수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셋째 이미 운명을 달리한 자니(Johnny: 빈센트 갤로 분), 그는 형제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었지만 두 형과는 다른 길을 걷고자 했던 이상주의자였다. 그러나 운명의 화살은 그를 비껴가지 않았다. 그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막내 자니의 장례식 때문이다. 자니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던 중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한 것이다. 레이는 유력한 용의자로 템피오가와 라이벌인 다른 조직의 보스, 가스파(Gaspare Spoglia: 베니시오 델 토로 분)를 지목한다. 자니가 가스파의 사업을 방해한 일도 있고, 가시파의 아내와 불륜의 관계였음을 알아내고 범인에 대한 심증을 굳혀 가스파를 잡아들인다. 하지만 가스파는 당당히 결백을 주장하고 레이는 혼란에 빠진다. 결국 자니를 살해한 진범이 잡히지만 레이가 생각했던 것고 달리 자니는 어이없게도 평범한 소년의 총격에 쓰러진 것임이 밝혀진다. 동생을 죽인 범인 앞에서 다시 한 번 좌절하는 레이, 형제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절규하며 무력감에 빠져 밤거리를 방황하는 체즈.

[감독소개]

* 아벨 페라라,Abel Ferrara,1951. 7. 19

8미리 단편을 만들던 시절, 고등학교 동창이자 단짝 시나리오 작가인 니콜라스 세인트 존과의 팀웍은 이미 이때부터 이루어졌다. 존과 함께 나바론 영화사를 설립하고 1979년 저예산 공포 영화 <드릴러 킬러>로 데뷔한다. 이후 <복수의 립스틱>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페로디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차이나 걸>, 그리고 비평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페라라를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한 <킹 뉴욕>을 통해 그는 주류 영화의 관습적인 이야기 구조와 장르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독창적인 작가의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마이애미 바이스> 시리즈와 <크라임 스토리> 등 TV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액션 영화에 걸출한 감독이라는 평판을 받은 그는 다시 영화로 돌아와 <악질 경찰>과 <스네이크 아이>를 만든다. 하비 키이틀이 주연을 맡은 <악질 경찰>과 마돈나가 출연한 <스네이크 아이>는 <어딕션>에 깃든 구원과 윤리 의식의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하고 있다. 돈 시겔의 고전 공상 과학 영화 <신체 강탈자의 침입>의 리메이크는 아벨 페라라에게는 색다른 경력이다. 주로 저예산으로 개인적인 취향의 영화를 제작하던 페라라에게 2천만불짜리 대형 장르 영화인 <바디 에이리언>은 재능 있는 독립 영화의 작가가 주류 영화에 등용되는 전형적인 과정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페라라의 경우는 좀 다르다. '저예산 영화의 마틴 스콜세지'로 불리우는 그는 헐리우드의 질서에 편입하여 작가적 감수성을 박탁당하는 선배 감독의 전철을 밟기보다는 장르나 그 규모만 다를 뿐 현대인의 도덕적 혼란에 대한 관심과 인간 내면에 숨겨진 폭행 심리에 대한 비극적이고, 혹독한 묘사로 자신만의 색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그는 현대 인간의 삶에 나타나는 병폐(와해된 윤리, 도덕)라는 고급의 심오한 주제를, 적나라한 그래서 저급하다고 할 수 있는 묘사로 보여준다. 이것은 곧 미국 비주류 영화의 전통과 연결되어 있는 아벨 페라라의 뿌리이며, 아벨 페라라적인 표현인 것이다.